70년동안 3대째 이어오는 경주의 '황남빵'

  •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 입력 : 2010.05.17 13:59 | 수정 : 2011.02.16 17:02

    "팥이 이렇게 많이 들어갔는데 달지도 않고 고소한 게 참 맛있네요"

    울산시에 사는 박재준(53)씨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오래 전 경주여행에서 황남빵을 처음 맛보았다고 한다. 박씨는 그 때의 맛을 잊을 수가 없어 경주여행을 온 김에 황남빵 가게에 들렀다.

    황남빵은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등의 문화재와 같이 경주의 대표적인 먹거리다. 지난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도 공식지정식품으로 상품권자와 행자부가 주관한 1지역 1명품사업에 경북 명품 2호로 선정됐다. 70년 동안 3대째 맛과 전통을 이어가는 황남빵이 걸어온 길과 그 맛을 보고자 황남빵 박태영 부장을 만났다.

     

    황남빵 만들기 시범을 보여주는 박태영 부장

    "황남빵은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1939년 경주 최씨 최영화옹이 경주시 황남동 30번지(현재 천마총 부근)에서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조상대대로 집안에서 팥으로 떡을 빚어 먹던 것을 자기만의 비법으로 황남빵을 탄생시킨 거죠"

    황남빵 가게는 중?일전쟁 당시 원료 구입이 어려워 겨우 명맥을 유지하다 태평양전쟁 당시에는 잠시 폐업을 하는 아픔을 겪었으며, 해방이 되면서 미군 PX에서 반출되는 드릅프스(사탕종류)를 갈아 빻아서 빵 가게를 운영했었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에 황남빵은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었어요. 그때 가격이 짜장면 한 그릇 정도였으니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를 거 에요"

    황남빵이 처음 판매 될 당시 빵 1개에 50전이었으나, 해방 후엔 2환-5환-10환-20환, 5.16 혁명후 화패개혁으로 2원-5원-10원-20원-30원-60원이었다가 지금은 개당 600원이다.

     

     

    황남빵은 이 상자에 담겨져 판매된다.

    황남빵은 현재 가게를 경주시 황오동으로 옮겼다. 경주시내를 둘러보면 '경주빵'이라는 간판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모두 황남빵과는 다른 빵이다.

    "황남빵은 오랜 시간 숙달되지 않으면 정말 만들기 힘이 듭니다. 반죽이 20%면 팥이 80%인데 그 작은 반죽에다가 팥을 조심스레 감싸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죠. 아마 우리직원들 모두가 달인일겁니다."
     
    황남빵 제조는 모두 수작업이다. 제분소에 특별 주문한 황남빵용 밀가루 반죽과 직접 가공된 팥소로 35명의 직원이 직접 만든다. 전 직원이 쉬지 않고 만들면 하루에 4만개 정도 만들 수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대표팀의 베이스캠프가 경주였어요. 부산에서 열린 첫 경기 폴란드전이 있기 며칠 전 황선홍선수와 유상철선수가 황남빵을 사러왔어요. 그 때는 민감한 때라 코칭스태프 허락 없이는 간식을 먹을 수가 없는데 황남빵은 통과되었죠. 그런데 그 두 사람이 골을 넣은 거 에요. 다음 경기인 미국전을 1대1로 비기자 저희는 손수 만든 황남빵을 매 경기마다 대표팀 선수들에게 보냈어요. 그 때부터 승승장구 하더니 4강까지 가더라구요."

    박태영 부장은 그때를 회상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지금도 보시다 시피 경주를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가게를 찾아주고 있어요. 물론 빵 맛도 좋지만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이어온 전통과 추억이 있기에 발길이 멈추지 않는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황남빵은 주문이 들어온 날 당일 만든 빵을 보내고 있어 그냥 보관할 경우 1주일을 넘기면 안 된다. 황남빵의 신선도 유지를 위하여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배송하지 않으므로 월요일에는 고객이 황남빵을 받아볼 수 없음을 유의해야 한다.

    황남빵은 경주 문화재와 더불어 경주 대표 먹거리다.

    또한 겨울에는 택배로 도착한 날 바로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거나 여름철엔 냉동실에 보관하였다가 차게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황남빵의 맛은 팥이 좌우한다. "빵 대부분이 팥으로 되어있지만 달지 않은 이유가 바로 황남빵 만의 맛이죠. 그 비법까지는 말해드릴 수 없지만 황남빵과 경주빵의 차이점이 있다면 맛이겠죠."라며 박태영부장은 인터뷰를 마쳤다.

    경주 황남빵에 대한 내용 및 제품은 홈페이지(http://www.hwangnam.c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054-749-7000)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