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셔터문도 예술이다? 일본 나카미세 거리 산책

-셔터문 위의 예술세계에 주목하라!
-도쿄 아사쿠사 나카미세 거리 산책
입력 : 2013.09.15 02:52 / 수정 : 2013.09.16 16:44
  • 일본 도쿄 도심 속에서 또 다른 일본의 멋스러움을 느끼고 싶다면, 아사쿠사로 가보는 건 어떨까?

    비가 내리던 도쿄.  나는 아사쿠사 뒷골목에서 셔터문 위로 펼쳐지는 예술의 향연을 만날 수 있었다.

  • 1370년 스미다 강에서 관음상을 발견하여 모신 것이 기원이 된 센소지(淺草寺)는 일년 내내 참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절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 센소지 문 앞에는 ‘나카미세’라고 불리는 거리가 있다. 나카미세는 일본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상가 중 하나로,

    현재 동측에서 54개, 서측에서 89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다. 나카미세 거리의 총 길이는 250m 정도다.

    한국의 인사동 거리와 흡사하며 전통 부채부터 종이로 만든 소품 등 일본 전통의 정취를 담은 점포들이 즐비하다.

  • 아사쿠사는 도쿄 유명 관광지이다보니 항상 여행객들로 붐빈다. 나는 사람들이 몰려있는 길을 지나 조금 한적한 곳을 일부러 찾아갔다.

    나카미세 거리를 조금 더 지난 그곳은 막다른 골목길로, 문을 연 상점보다 굳게 닫혀있는 곳이 더 많았다.

    보통이라면 '전부 닫혀있네…' 하고 아쉬운 마음에 발길을 돌렸겠지만, 야속하게 내려진 셔터문이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다.

    바로 셔터문마다 예사롭지 않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거리 전체가 미술관인것처럼.

    '이거야!'

    흔해 빠진 셔터문이었지만, 나만의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갑자기 신이 났다.

  •  

  • 한국의 셔터문은 보통 밋밋한 푸른색인데 비해, 이 거리의 셔터문은 누가 더 화려한가를 뽐내는 것처럼 갖가지 그림들로 가득했다.

    이 얼마나 생활밀착형 갤러리인가! 자세히 살펴보니 아무 의미없는 그림이 아니라, 셔터문마다 이 가게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그림들이었다.

    일본 전통의상을 파는 곳, 티셔츠를 파는 곳, 부채를 파는 곳 등… 셔터문만 봐도 '아 여긴 어떤 가게구나' 하는 것이 직관적으로 다가왔다.

    일본어 까막눈인 나에겐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한 표지판이다.

  • 유일하게 아는 일본어라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뿐. 그러다보니 셔터문 위에 그려진 일본어들도 그림처럼 보인다.

    읽지 못하면 어떠하랴. 보는 재미가 쏠쏠하거늘~

  • 어느 셔터문에는 어째 인상 험악한 아저씨 얼굴도 그려져 있었다. 가녀린 눈과 두툼한 코, 커다란 귀를 보니 부처님일까?

    부처님이라고 보기엔 영 인자하지 않은 표정인지라, '아마도 주인 초상화이겠거니…' 하고 넘겨 짚었다.

    내가 만약 나만의 가게를 갖는다면, 셔터문에 예쁜 꽃집 아가씨 그림을 그려넣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하면서…

  • 점입가경이라고 했던가! 사찰 및 번화가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셔터문의 변신은 더욱 화려해졌다.

    가게에 대한 궁금증은 커져만 가는 가운데, 강렬한 색깔과 그림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위 사진 속 셔터문도 만났다.

    거리의 마지막 즈음에 만난 이 셔터문은 그림으로 보아,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와 술과 주전부리…

    오호라! 이 곳은 밤이 되면 '얼쑤 얼쑤' 엉덩이를 흔들며 음악과 춤이 있는 무대로 변하는 것 아닐까? 밤이 기대되는 셔터문이다.

    이렇게 혼자 상상하며 거리를 걷는 재미에 푹 빠진 하루였다.

  • 글·사진 제공 :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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