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옛 거리에서 사가현의 '味'를 엿보다

일본 3대 아침시장 중 하나인 요부코 아침 시장
오징어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 썰어놓은 회가 유명
'히젠하마슈쿠', 규슈 지역에서 가장많은 사케 생산해
입력 : 2013.10.29 19:27 / 수정 : 2013.10.30 16:01
  • 일본 3대 아침 시장 중 하나인 사가현의 '요부코 아침 시장'
    ▲ 일본 3대 아침 시장 중 하나인 사가현의 '요부코 아침 시장'
    그 지역을 잘 알기 위해서는 전통시장을 가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마치 타임캡슐과 같은 곳이다. 그 지역의 과거와 현재의 삶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본 사가현 카라츠시 요부코 지역에도 그곳의 대표 전통 시장이 매일 아침 열리고 있다.

    입구부터 활기차다. 대형마트처럼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바삐 움직이는 상인들과 가격을 흥정하는 목소리들이 요부코의 아침을 깨운다. 다이쇼(大正) 시대부터 열렸다고 전해지는 요부코의 아침 시장은 이시카와현의 와지마(輪島), 기후현의 고산(高山)과 더불어 일본  3대 아침 시장의 하나다.

    약 200m의 아침 시장 대로에는 50채 가까이 되는 노점이 죽 늘어서 있다. 거리는 도시보다 더 깨끗하다. 잡힌 지 얼마 안 된 어패류와 가공품, 채소와 꽃이 촘촘히 나열되어 있다. 포장 또한 정갈하기 그지없다. 마치 마트에서 파는 것처럼 깔끔하고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다. 일본의 포장 기술에 다시 한 번 감탄하는 순간이다.


  • 요부코 아침 시장에서는 싱싱한 해산물과, 또 그것을 이용한 음식들을 구매하거나 맛볼 수 있다
    ▲ 요부코 아침 시장에서는 싱싱한 해산물과, 또 그것을 이용한 음식들을 구매하거나 맛볼 수 있다
    바닷가 인근에 있는 요부코 시장의 주 판매 물품은 단연 해산물이다. 귀하기로 유명한 성게들이 날카로운 가시를 자랑하며 꿈틀거린다. 서울 시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그 싱싱한 맛이 궁금했다. 성게를 반으로 쩍 가르자 살 색의 윤기 좋은 성게 알이 모습을 드러낸다. 스푼으로 한입 떠서 입에 넣자 바다 향과 어우러진 고소한 맛이 입안 한가득 퍼진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즉석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바로 잡아 맛보는 곳이 몇몇 눈에 띈다. 생선, 성게, 싱싱한 해산물을 싼값에 맛보거나 살 수도 있지만, 일단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 요부코 시장은 바닷가 인근에 위치했다고 해서 해산물만 팔고 있지 않다. 생활 필수품과 도자기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 요부코 시장은 바닷가 인근에 위치했다고 해서 해산물만 팔고 있지 않다. 생활 필수품과 도자기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
    카라츠 시내를 걷다 보면 곳곳 가게의 간판에 이카(イカ)라고 적힌 것이 유독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오징어를 뜻하는 말로 카라츠는 특히 오징어가 유명하다. 요부코에서는 다리가 짧은 한치 오징어가 주로 잡힌다. 과거 포경기지였던 요부코는 포경금지 이후 오징어 마을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요부코에서는 오징어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 썰어놓은 회 이키즈쿠리(活造り)가 일품이다. 시장은 매일 요부코항 동쪽의 아침시장대로에서 아침 7시30분부터 12시까지 매일 열린다.
  • 후쿠치요 주조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사케 브랜드 나베시마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주조장에서 생산한 사케 나베시마다이긴조는 2011 국제 와인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 후쿠치요 주조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사케 브랜드 나베시마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주조장에서 생산한 사케 나베시마다이긴조는 2011 국제 와인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코로는 술 냄새가, 눈으로는 수십 년을 거슬러 올라 간 일본 옛 마을의 풍경이 반긴다. 이곳은 카시마(鹿島)시의 히젠하마슈쿠(肥前浜宿)이다. 에도시대에서부터 지금까지 일본 사케와 소추(일본식 소주)를 만들고 있는 양조장 마을이다. 이곳은 규슈 지역 내에서도 술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기도 하다. 타라다케산에서 내려오는 하마가와(浜川)의 물을 사용해 술을 담글 경우 은은한 단 맛이 난다고 해 이 곳에서 생산되는 술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규슈 지방은 일본의 타 지역에 비해 따뜻한 지역이기 때문에 비교적 단맛이 강한 사케가 많다. 그중에서도 이곳은 하마가와(浜川)의 물을 사용해 술을 담궈 은은한 단 맛을 내고 있는 것으로 일본내에서 유명하다. 현재까지도 모든 과정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책임자에 따라 그 주조장의 술 맛이 좌지우지 된다.
  • 히젠하마슈쿠에서는 에도시대 때부터 남아있는 양조장, 사무라이 집, 우체국 등을 둘러볼 수 있다
    ▲ 히젠하마슈쿠에서는 에도시대 때부터 남아있는 양조장, 사무라이 집, 우체국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6곳의 주조장이 있다. 그중에서도 후쿠치요 주조장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이 주조장에서 생산하는 사케 브랜드 나베시마(鍋島)다이긴조는 지난 2011년 국제 와인 대회(IWC: International Wine Champion 2011)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내외 일본주 품평대회를 휩쓸었다.

    사실 이 곳 마을의 구경거리는 술보다 마을 그 자체에 있다. 주조장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이 흘렀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잘 보조된 사무라이의 집과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해줬던 우체국 건물을 둘러볼 수 있다. 이렇게 옛 건물들이 잘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역 일대가 '중요전통적건조물군보호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현재에 들어서 건물을 사고파는 것은 자유롭지만 건축물을 함부로 변형시키지는 못한다.

    히젠하마슈쿠에서는 산책코스를 따라 옛 일본을 둘러봐도 좋고, 마을 어귀에 마련된 시음장에서 일본 사케나 쇼추를 시음해보는 것도 재미다. 매년 1년에 한번씩 사케투어리즘을 실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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