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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失鄕)의 한이 서린 건축물, '토루'

입력 : 2017.12.19 18:44
  •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인 객가인(客家人)은 실향의 한이 서린 민족이다. 이들은 원래 중국 북부에 살았던 한족(漢族)이었지만, 전쟁을 피해 남부 산간지역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주하게 되어 새로운 민족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중 푸젠성(福建省) 등지에 정착한 객가인은 버려진 황무지를 개간해서 생활했으나, 토착민들에게 공격받는 일이 빈번하였다. 이에 객가인은 외부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을 마련해야 했으며, 그 결과 세계에 유일무이한 건축물인 토루(土樓)가 나타나게 되었다.

  • 원형 토루의 외부 사진, 3층 아래로는 창문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 원형 토루의 외부 사진, 3층 아래로는 창문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토루는 4, 5층의 성벽 높이로 둥그런 원형의 흙벽을 쌓고 그 안에서 수십 가구가 집단 거주하는 건축물이다. 외부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서 2, 3층까지는 창문을 내지 않고, 흙벽 두께를 1m가 넘게 만들었다.

    외벽은 찹쌀, 흑설탕, 지푸라기, 진흙, 나무 등을 사용해 견고하게 쌓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군사 요새 같다. 원형, 삼각형, 사각형, 팔각형 등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보통은 원형과 사각형이 대부분이다.
  • 토루 내부 사진, 벽을 따라 지어진 방과 중앙에 사당이 보인다.
    ▲ 토루 내부 사진, 벽을 따라 지어진 방과 중앙에 사당이 보인다.

    내부에는 둥그런 벽을 따라 방이 있으며, 1층 방에는 우물이 있는 곳도 있다. 토루의 중간에는 보통 사당이 있으며, 3층 이상 높은 곳에는 밖을 공격할 수 있도록 창문과 구멍을 만들어 두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토루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은 방이 746개나 있는 곳도 있다.

    현재 거주하는 사람은 소수이며, 지역 특산품이나 공예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상주하고 있다. 유명한 특산품으로는 양간차(养肝茶), 대나무로 만든 조각품, 패션푸르트 등이 있다.

  • 토루에서 그림을 판매하는 모습(상), 탑하촌의 모습 (하)
    ▲ 토루에서 그림을 판매하는 모습(상), 탑하촌의 모습 (하)

    객가인의 고향에 대한 마음은 토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표 토루 중 하나인 전라갱 토루(田螺坑土楼)의 근처에 있는 탑하촌(塔下村) 역시 고향을 향한 그들의 마음이 잘 담겨있는 곳이다.

    탑하촌은 장(張)씨 마을이라 불리는데 2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원형 토루인 위더러우(裕德楼)가 유명하다. 마을 동쪽 산비탈에는 명대(明代)에 세워진 덕원당(德远堂)이 있는데, 마을의 가묘(家庙)이다.

  • 덕원당
    ▲ 덕원당
    사당의 동쪽 문 위에는 '张氏家庙(장씨가묘)'라고 적힌 편액이 걸려 있으며, 500여 년 동안을 이어온 가문의 역사를 기록한 《장씨족보(張氏族譜)》가 보관되어 있다. 또 덕원당 앞 광장에는 장씨 가문을 빛낸 사람을 위해 세운 22개의 돌깃발이 세워져 있다.

    ※여행 tip

    전라갱 토루(田螺坑土楼, tiánluókēng tǔlóu)
    주소: 福建省漳州地区南靖县书洋镇田螺坑土楼

    탑하촌(塔下村, tǎxiàcūn)
    주소: 福建省漳州市南靖县书洋镇塔下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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